2010년 1월 30일 토요일

로저 클레멘스





스테로이드로 얼룩지기는 했지만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이자 한시대를 풍미했었던 로저 클레멘스의 일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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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의 로저 클레멘스 Roger Clemens가 당대 최고의 강속구투수로 군림하고 있던 1980년대 중반, 뉴욕 메츠에는 드와이트 구든 Dwight Gooden이라는 걸물이 나타나 삼진을 무더기로 빼앗으며 '닥터 K'라는 별명을 얻고 있었다.

클레멘스는 1986년 4월 20개의 삼진을 뺏어내 9이닝 게임 최다탈삼진 신기록을 수립했으며 구든은 1984년에 276탈삼진으로 신인시즌최다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클레멘스는 1986년 애스트로돔에서 펼쳐진 올스타전에 출전, 구든을 상대로 배팅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양리그의 선발투수들이었다. 1985시즌에는 부상으로 부진했던 클레멘스는 1986년 들어 14연승을 거두는 등 시즌 초반 엄청난 기세를 올리면서 이 게임을 맞을 무렵에는 15승2패를 거두고 있었다(시즌 최종성적은 24승4패). 1985년에 24승4패를 따냈던 구든은 이 시점에서 10승4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구든은 클레멘스에게 직구를 던졌다. '구든의' 직구를.

클레멘스는 포수 개리 카터 Gary Carter를 돌아보며 물었다.

"지금 저 친구가 던진 공이 내가 던지는 것만큼 빠릅니까?"
이는 곧 '나도 저만큼 빠른 볼을 던지는가요?'라는 물음이었다.

"그야 물론이지."

그러자 클레멘스는 혼자 생각했다. 저토록 빠른 볼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쳐낼 수 없다. 타석에서 빠른 직구의 위력을 스스로 체험해본 그는 그뒤 정교한 투구배합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빠른 직구를 최대한 활용했다. 그것은 현명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클레멘스만큼 빠른 직구를 갖추지 않고서는 직구 하나만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어림없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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